일제 경성지방법원 편철문서

문서제목  조선일보사의 非국민적 행위에 관한 건

문서번호  京鍾警高秘 제4466호의 1

발송일자  1938-05-24

수신일자  1938-05-26

발 송 자  京城 鍾路警察署長

수 신 자  京畿道 警察部長

위와 같은 제목의 件과 관련해서는 일부 이미 보고한 것과 같고, 그 후 서춘에 관한 調査에서,

서춘은 1936년 9월 (친일파단체인) 대동민우회의 조선일보기사 공격사건으로 큰(多大) 자극을 받아 같은 해 7월 11일 北支사변 발발 당시부터 종래의 민족주의적 태도를 버리고(放棄), 일본국민의 태도로써 기사를 게재하기에 이르렀지만,조선일보 社內에 남아 있는 民族主義者들로부터 맹렬(猛烈)한 반대(反對)를 받게 되었다.

(서춘은) 동아일보사의 송진우, 매일신보의 이상협, 잡지 조광의 이은상(방응모 장학생이라 함) 등으로부터도 상당한 공격(攻擊)을 받았고, 한글(諺文) 신문계 우경(右傾=친일화)의 총책임을 한 몸(身)에 지게 되어(負) 사직(辭職)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이유와 당시의 상황은 왼쪽에 기록(左記)한 것과 같다. 조선일보 사원(社員)들을 중심으로 해서 그러한 불량분자를 검거(檢擧) 규탄해야 할 것으로 사료(思料)된다.

상세 보고(記)

서춘과 김형원의 감정이 멀어진(疎隔) 원인

1934년 여름경 (친일파 단체인) 시중회(時中會)가 조직되자 "시중회를 타도하자는 기운(氣分)이 일반적으로 왕성(旺盛)했던 당시에 김형원은 시중회를 공격하기 위해 그 조직의 창설자인 최린(3.1 독립선언 참여후 친일파로 돌아섬)과 그의 정부(情婦)인 나혜석과의 추행관계 기사를 게재하자고 제안을 하였으나, 서춘은 이것에 반대하고, "시중회 자체(自體)를 공격해야지 창설자의 과거 추행을 폭로해서 분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비겁(卑怯)하다"고 하여, 의견대립의 원인(遠因)으로 작용하였다. 그 후 서춘은 김형원 등이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자임을 알게 된다.

당시 조선일보 8면봉(8面峰) 란에는 ‘君子時中, 중(中)에서 이쪽 저쪽 (彼此) (그 어느 쪽의) 잡것들(雜物)이 時中인가’라는 (기사가) 올려짐으로써 시중회 간부 李昌燮으로부터 비방(詰問)을 당했다.  

적색(赤色) 인쇄 일장기(日章旗)를 게재하지 않은 사건

1936년 12월 중순경 서춘의 제안에 따라 (1937년) 신년호에는 국내신문의 임무로서 적색으로 인쇄된 일장기를 제 1면에 게재하기로 결정했으나, 서춘은 갑작스런 모친의 병기(病氣)로 인해 1936년 12월 28일부터 (이듬해) 1월 8일까지 여행(旅行)을 하게 되었던 바, 김형원은 서춘의 명령(命令)에 반(反)해서(김형원이 서춘보다 연장자이며, 조선일보 사사에 따르면 서열상 편집국장이 주필보다 높았음)일장기를 게재하지 않았다. 후일(後日) 서춘으로부터 (이에 관해) 질문을 받고서는 애매하게 답변(해 넘겨버렸고). 조선일보에는 적색으로 인쇄된 일장기가 게재되지 않았으며,(사정은) 동아일보도 이와 마찬가지(同樣)였다.

盧溝橋 사건에 따른 중일(日支) 양국의 충돌과 조선일보의 우경(右傾) (조선일보는 1936년중 두차례나 필화사건을 겪었다 함)

 1936년 9월 26일경 조선일보사장 방응모, 주필 서춘, 편집국장 김형원 3인은 남부(南鮮)지방 수해에 대해 (천황) 폐하(陛下)로부터 하사금(御下賜金) 받은 것을 빼버리고, 기사(奉答 記事)를 게재한 일 외에도, 여러가지 건(數項)으로 인해 (친일단체인) 대동민우회로부터 공격을 받고 검사국(檢事局)에 고발당하는 등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서춘은 이것이 단지 대동민우회의 행위에 (국한된) 것이라기 보다는 시대(時代)(의 흐름) (반영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깊이 느낀 바가 있었다.

그리하여 1937년 7월 11일(중일전쟁 발발후 3일째 되던 날) 동맹통신(同盟通信)이 "近衛 수상은 재벌 유력자 등 朝野의 名士를 모아 擧國一致 시국에 매진(邁進) 등등"의 기사를 내자. (서춘은) 이것을 호외(號外)로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서춘(本人)은 이 사건이 중대해서 전쟁으로 전개(展開)될 것이므로, 국민의 협력을 구하기로 결의(決意)하고, 차제(此際)에 한글신문(諺文紙)은 태도를 일변(一變)해야 하며, 이를 위해 먼저 용어를 개정하고, 논설은 일본국민의 입장에서 게재해야 한다며, 이를 사장 방응모에게 제안했다.

(조선일보사장) 방응모는 즉각 회사에서 긴급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사장 방응모, 주필 서춘, 편집국장 김형원, 영업국장 김광수 이상 4명이 회합했다.

 서춘이 중일전쟁(北支事變)의 중대성을 설명하는 한편, 편집방침 개혁의 필요성을 논(論)하고, 종래의 외국인의 신문과 같이 "일본군", "중국", "장개석씨" 등의 용어를 사용하던 것을 "我軍", "황군", "支那", " 장개석" 등으로 개정하고, 논설은 일본국민으로서의 입장에 따라 게재하자고 제안하였으나, 김형원, 김광수 양인(兩人)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1) 주필 서춘의 주장과 같이 개혁하면 (총독부기관지인) 매일신보와 같은 모양(同樣)으로 되는 것이며,

(2) 조선혼(朝鮮魂)에 반(反)해, 민중의 지지(支持)를 잃게 됨으로써 부수(部數)가 감소(될 것이고),

(3) 개혁(改革)의 필요성이 있다 해도 당국(當局)의 명령(命令)을 받아 불가피해졌을 경우 개혁을 해야하는 것이지, 자발적(自發的)으로는 불가(不可)하다는 등의 이유로써 반대했다.

서춘은 이에 대해,

(1) 용어(用語)의 개정으로,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每新)와 똑같이 되지는 않는다. 기사(記事)는 용어보다는 내용(內容)에 의해 판단(判斷)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 (용어 및 논설의 개혁에 따라 민중(民衆)의 지지를 잃는다고 해도, 만일 당국(當局)으로부터 (신문) 발행금지(發行禁止) 처분을 받게 된다면 독자감소에 따른 손해와 (발행금지 처분에 따른) 손해중 그 어느 쪽이 더 크겠는가?

(3) (신문의 이미 발행된 다음) 당국의 명령(=조치)을 뒤늦게 받던 "신문경고(新聞警告) 시대"는 이미 과거의 일이다. 지금에 있어서는 예고(豫告) 혹은 경고(警告) 없이 (신문논조가) 맞지 않을 경우 직접 발행금지(發行禁止) 처분을 받게 된다. 또 (이른바 1920년대 문화통치 시기=) 교양시대(敎養時代)를 지난 지금에 있어서는 그러한 조치들이 당연(當然)해졌다. 특히 민중지도(民衆指導)의 임무(任)가 있는 신문이1919년의 독립소요(獨立騷搖) 당시와 같은 방향으로 민중을 지도(導)하는 것은 적당(適當)하지 않다.

(4) (친일파 단체인) 대동민우회로부터 본지(本紙)의 기사에 대한 고발(告發)과 함께 비방(詰問)을 당해 비상(非常)한 위험과 곤란을 느껴보지 않았는가? 앞으로는 (이러한 공격이) 대동민우회와 같은 국수(國粹) 단체에 국한되지 않고, (또) 어떠한 박해(迫害)를 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圖難).

이상과 같이 답변한 서춘 對 김형원 등의 논쟁을 청취(聽取)한 방응모는 일동(一同)에 대하여,

동아일보는 일장기 말소사건 때문에 수십만원의 손해를 입었고(방응모가 조선일보를 인수한 1933년 당시 자본금은 30만원이라 함), 또 민중(民衆)을 1919년 당시와 같이 지도(指導)하는 것은 불가능(不可)하다고 결론지음으로써 편집국장 김형원, 영업국장 김광수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不本意) 방응모에 복종(服從)하고, 같은 날 두번째로 발행된 호외(號外)부터 일본국민의 태도로서 편집하게 된다.

기사 우경(右傾)에 대한 반발세력

(1) 1937년 7월 14일 편집국장 김형원은 편집국장 자리(席)에서 그의 부하로부터 편집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김형원은) 이미 "황실", "아군"이라고 써야하는 요즘(今日) 왜 이렇게 자세한 것을 무슨 이유때문에 질문하느냐?"며 분개(憤慨)한 안색(色)으로 변했고, 그 (부하)의 원고를 집어던져 버렸다. 그 장소에 와 있던 서춘이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행동을 일반사원 앞에서 보인 것은 기사(記事)의 우경(右傾)이 김형원의 본의(本意)가 아니라는 것을 암암리에 선전(宣傳)하는 것이었다.

(2) 김달진(金達鎭) 같은 자는 당시 서춘에 대하여 "중국을 支那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약 2시간에 걸쳐 (서춘을) 비방(詰問)하였는데 그 내용은, "일본정부(本府=총독부)에서는 '지나는 중국으로', '장개석을 장개석씨'로 (표기한 기사를) 게재(揭載)해도 지장이 없다고 했는데도 당신(君)은 왜 이처럼 하느냐" 등등.

서춘은 이에 대해

(1) 무슨 필요가 있어서 본부(本府=일본정부=총독부) 당국(當局)에 (위와 같은 것들에 대해) 문의하고 여기에 맞춰야(問合) 하는가? (그렇게 하는 것은) 부조리하다.

(2) 本府 당국이 말한 것을 나에게 말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결국은 회사(社)의 방침에 반항(反抗)하는 의사(意思)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3) 경무국에 수년간 근무한 검열계(檢閱係) (사람들은) 과거 조선인의 문서(文書)에 길들여져 있기(馴遇)때문에 이러한 표기방법(解)을 채택(採)하는 것은 당연하고, (장개석 대신 '장개석씨' 등과 같이 표기하면) 제 3자가 읽었을 때 이상한 느낌(感)을 주는 문제가 있는 현재의 세태(世態) 에 비추어, "지나", "장개석" 이라고 쓰는 것이 가장 적당(當)하다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4) 당신(君)은 이렇게 앞질러 가는(勝手) (본인의) 행위(즉, '장개석씨' 대신, '장개석' 등으로 표기하는 것) 에 대해 흠잡았다고 (하는) 질책(叱責)을 훗날 받게 될 것이다.  

(5)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사 이상협은 조선일보를 비판하여 이르기를, 요즘 새로운 충신(忠臣)이 나타나서 우리들의 영역이 침범되어 곤란(困) 운운. 지방까지에까지 (돌아다니며) 선전(宣傳)하고 있다는 사실이 헌병대원(憲兵隊員) 김영배를 통해 서춘의 귀에 들어갔다.

(6)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는 1937년 7월 25, 26일경 본부(本部=일본정부=총독부)의 (언론검열을 맡고 있던) 도서과에 호출되어 "조선일보는 이처럼 국민적(國民的) 태도로 기사를 편집하였는데, 동아일보는 어째서 태도를 바꾸지 않느냐고 질책(叱責)을 당했다"고 전해지며, (송진우는) 조선일보 기사의 우경(右傾)에 대해 불평(不平)을 드러내었다.

(7) 그 후 동아일보의 사장인 송진우는 동경유학생들에 대하여 "조선일보가 우경(右傾)함으로써 동아일보는 불가피하게 우경(右傾) 기사를 게재하지만, 동아일보의 정신(精神)은 지난 날(昔日)과 하등(何等) 달라지지 않는다"고 변명(辯明) 했다. (송진우는) 이같은 내용을 동아일보사의 사보(新聞內報)에 발표하라고 말했다.  

이러한 책동은 이상협과 송진우가 결속(結速)해서 서춘의 주의(主義)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부터 서춘은 사방으로부터 적(敵)이 되어서(八方敵) 무기명 협박문 등 50~60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그 중 하나는 헌병대가 입수했다.

(8) 영업국장 김광수의 태도:

1937년 7월 중순이나 하순경 전후 2차례에 걸쳐 서춘에 대해,

"당신(君)은 본부(本部 = 일본정부/총독부)에 매수(買收)되었거나, 혹은 군부(軍部)의 앞잡이(手先)가 되고 싶어 한다는 악평(惡評)이 있으니, 반성(省)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으나, 서춘은 완강(頑)했고, 응(應)하지 않았다.

서춘 규탄(糾彈)

앞서의 기록(前記)과 같이 서춘은 "스파이(spy)"라는 식으로 (서춘은) 사내외(社內外)로부터 업신여김(白眼視)을 당했다.방응모의 지지에 따라서 신문의 발행에는 하등 지장이 없었다.

  (서춘은 방응모와 같은 같은 평북 정주출신. 2.8독립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던 서춘은 반일논조의 기사들을 많이 싣던 1933년 당시 방응모의 요청에 따라 동아일보로부터 조선일보로 전직하였고, 수많은 인물들이 변절하게 된 1937년 6월의 "수양동우회" 사건을 전후한 시기에 일본에 매수됐을 가능성이 있다 함)

그러나 1937년 10월 5일 사장 방응모, 주필 서춘, 편집국장 김형원, 영업국장 김광수 이상 4인 (참석하에) 간부회의가 개최되었는데,

방응모부터 (발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신문부수의 감소가 전쟁에 따른 불경기때문인가?

(2) (신문) 대금독촉이 엄중(嚴重)하기 때문에 지국(支局)들이 수금이 확실한 부수(部數)만 계상(計上)한 때문인가?

(3) 신문기사의 우경(右傾) 때문인가? 등을 제안(制案)했다.

서춘을 제외한 위의 3인은 "기사의 우경(右傾)이 원인(原因)이었다고 하면서 (서춘을) 공격(功擊)했고, 방응모는 서춘에 대하여,

"모든 사람의 의견은 이상과 같은데, 서춘 주필은 의견이 어떠하십니까?" 라고 질문(質問)하자, 서춘은 "그 때문이 아니라, 왼쪽(左樣)에 있는 것과 같은 이유때문(이 비밀문서의 왼쪽면에 표시된 내용을 - 총 46면임)에 판매부수가 감소했고, 제 의견은 (이미) 말씀드린 것 외에 없습니다"라고 일축(一蹴)했다.

(이에) 방응모는 "오늘은 공기(空氣)가 나쁘다(惡)"라는 험담(惡口)을 남기고 폐회하였다.

이렇게 서춘은 1937년 7월 11일 이래 (조선일보) 전사원(全社員)의 반대를 억제(抑)하고 오늘(今日)까지 신문의 사명(使命) ('개혁' 등의 단어로 대체해야 할 듯. 즉, 단어를 잘못 사용한 듯)을 단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방응모가 이처럼 표변(豹變)한 이상,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일종(一種)의 불길(不吉)한 예감(豫感)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서춘이 집필한 논설

주필 서춘은 1937년 7월 11일(중일전쟁은 7월 7일 발발)부터 1937년 10월 15일경까지 50차례에 걸쳐서 국민적(國民的) 입장에 따라서 집필(執筆)했기 때문에 편집국장 김형원 등의 반감(反感)을 사게 되었다. 특히 반감의 표적이 된 것은,

1937년 8월 14일 조간에 (실린) "현대전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자국민(自國民)일지라도 적(敵)인가 아군(味方)인가로 구분(分類)되며, 적이 아니면서 아군도 아닌 것과 같은 중간적 존재는 허락(許)되지 않는다' (등등의 사설) 및 1937년 10월 1일 조간 논설 "폭탄에 눈(眼)이 없는 한, 여하튼 일본군의 비행기술로도 군사시설과 일반의 주거(住居)가 뒤섞여(雜居) 있을 경우, 폭격을 하게 되면 그 피해가 그 부근의 주민들에게까지 파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등등. (이 사설은) 중국(支那)이 일본공군의 무방비지대(민간인 거주지)를 폭격(空爆)했다고 세계에 호소(訴)한 것에 대해 반박한 사설이었다.

1937년 10월 8일 간부회의

사장 방응모, 주필 서춘, 편집국장 김형원 이상 (3인이) 회합하여 방응모부터 (발언하였다)

(방응모는) 주필에게 "의견이 있으십니까?"라고 (지난번 회의 때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서춘은 "지난 (1937년) 10월 5일 말씀하신 것은 경의(敬意)로써 들었지만, (판매)부수의 감소가 전쟁으로 인한 불경기, 혹은 대금독촉 (즉, 수금할 수 있는 경우만 따져 실제보다 낮춰 부수를 계상)때문이 아니라, (신문기사의) 우경(右傾) 때문"이라고 했다. " (기사의) 우경(右傾)에 관해서는 간부회의를 거쳐 실행했는데. 금일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판매부수 감소가) 본인 한사람의 책임이라고 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것들이 재음미(再吟味)되게끔 발언(코자) 합니다." (라고 서춘은 말했다)

(이에 대해) 편집국장 김형원은 말하기를,

"재음미는 자기 자기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크게 환영한다. (일본군을) 크게 환영하는 기사 등 우경(右傾) 함으로써 일반사회로부터 악평(惡評)을 받는 것은 당연(當然)하다. 1937년 10월 1일자 조간에 당신(君)은 폭탄에 눈이 없다고 덧붙여 말하는 등 일본군(日本軍)의 입장을 옹호한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신문기사를 보자마자 찢어버리고(引裂) 싶었다."라고 (말하며) 서춘을 모욕(侮辱)했다.

 서춘은 이에 대해,

"폭탄에 눈이 없다는 등의 자구(字句)(를 넣은 이유)는 신문편집의 기술상 특이한 자구를 사용, 신문가치(新聞價値)를 높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당신(君)이 그러한 단어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기술의 초월(超越)을 입증하고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라고 반박하였고(즉, '폭탄에 눈이 있다'는 뜻인 듯), 갑론을박(甲論乙駁) 끝에 회합의 목적은 상실되었다.

1937년 10월 9일 오후 5시부터 자정 12시까지의 간부회의

정치부, 경제부, 학예부, 지방부, 사회부, 교정부, 조사부의 각 부장 (7인)

서무부, 경리부, 판매부, 광고부의 각 부장 (4인)

사장 방응모, 주필 서춘, 편집국장 김형원, 영업국장 (4인)

지방 순회사원 (8인)    

합계 23인이 조선일보사의 빈 회의실(空前)에서 회의를 개최.

사장 방응모는 1937년 10월 5일의 회의 때와 똑같이 (신문판매) 부수 감소문제를 제안했는데 편집국장 김형원과 사장 방응모가 발언한 내용을 요약하면, 신문의 부수감소가

(1) 사원 일반의 성의부족 때문인가?

(2) 기술의 부족 때문인가?

(3) 신문에 흥미(興味)가 없기 때문인가? (즉) 우경(右傾)으로 인해 독자들이 흥미를 잃었기 때문인가?

(4) (당국의) 통제력 때문인가? (조선일보 사사에 따르면 당시 일제는 전국의 面 사무소에까지 조선일보 구독을 정지토록 조치했다 함)

(5) 위의 1,2,4항에 대한 설명은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3)항 신문의 흥미 문제에 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즉, 흥미(있는 기사)를 (작성하기)위해서 기자들은 지금까지 받는 (부족한) 월급에도 불구하고, 일을 함으로써 민중을 지도(指導)해 왔다. (그러나) 금일(今日) (편집) 태도를 바꾸어 일본을 위한 (기사를 냄으로써 독자들이) 흥미를 잃게된 것은 당연하다.

"여러분(皆樣)들의 의견(御意見)은 어떠하신지요?" 라는 물음에 서춘을 제외(除)한 전원일치(全員一致)로 (우경으로 인한) 흥미부족을 강조하고 지방순회 기자들은 입을 모아 지방독자들은 신문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고 보고했다.

이 때 방응모는 서춘에 대해 "전원(全員)의 의견은 이와 같은데 주필은 이에 대해 의견이 있으신지요?"라고 질문했다. 徐椿은 "없다"고 대답, 폐회됐다. 폐회될 찰나에 “오늘은 (회의가) 재미있었다. 또 한번 하자" 등의 험담을 남겼다.

방응모 이하 전원이 지난 번과 똑같이(同樣) 오후 12시까지 논쟁한 뒤 서춘에 대해 의견의 유무를 물었다. 이 때 서춘은 10월5일 이후의 회합이 모두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응답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러한 공격이) 한정없이 반복될 것이라고 보고, 진퇴(進退)를 결정한다는 각오로써 발언하게 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계속해서 徐椿은 일동에 대해 "이번 지나사변 발발 초인 7월11일부터 오늘날까지 기사의 편집등에 관해 자신이 한 일이 (옳다고 믿는 바이지만), 그 (편집) 방침과 관해서는 금년 7월11일 긴급간부회에서 결의된 것이 오늘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으나), 본인(서춘) 한사람이 두가지 책임(一身 二責任)을 지게(負) 되는 입장이 되었다."

내가 이와 같이 편집방침을 지키고(執) 있는 것은, (1937년 중일전쟁 발발을 계기로 더욱 폭압쪽으로 기울고 있는) 총독정치를 반영한(對照) 것이며, (1910년부터) 일본이 통치(始政)한 이래 27년간을 보면(觀), 25년간, 즉 4반세 동안은 '위(爲)하여' 주의(主義)로 치안유지법, 보안법, 制令 등을 표준으로 삼아 법에 저촉되지만 않으면 지장이 없었는데, 始政 26년째(1936년)부터는 "위(爲)해도" 주의로 바뀌어(一變), 3년전부터는 기독교도의 신사 불참배를 문제삼는 등 불실행(不實行)을 허용(許)하지 않게 되었다.

신문에 국민적 기사를 쓰고, 황실의 기사를 게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본인) 서춘 개인의 행위가 아니다. 오직 시류에 순응하는 것일 뿐이다. 일본국민의 입장에 따라 (기사를) 게재하는 것은 결국 교장(校長)이 (일본천황의) 칙어(勅語)를 봉독하는 것과 동일(同一)하다. 당신(諸君)들은 축제일에 칙어를 봉독한다는 이유때문에 자제(子第)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인가?)

신문만이 흥미를 잃지 않고 (독자들이 기사를) 읽을 수 있게끔 (즉, 우경기사를 싣지 않을) 할 것인가? 또 당신(諸君)들은 (일본의) 축제일에 (집에서) 국기(國旗)를 게양하는가?- (즉, 게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인 듯)  또, 신문 기사중에는 (국기 등을) 등재(登載)할 것인가? -(즉, 등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인 듯)

혹(或)은 본인에 대해 “당신(君)이 하는 일은 이완용(의 그것) 보다도 더 지독(酷)하니, 이완용은 나라를 팔려고 (조선왕실의) 도장(印版)을 눌렀다면 당신은 도장을 누르는 것보다도 더 효과적이면서도, 영구적으로 남는 문자로 기사를 써서 일본을 예찬한다”는 등의 말로 (본인을) 공격했다. 그렇게 하고서도 그런 자들이 지금 여기 한자리에 있으니 감히 말한다.

청현도(靑縣島)의 삼전도(三田渡) 부근에 있는 돌비석(石碑)은 300년전 李朝의 인조 임금이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할 때 청나라의 명령에 따라 건설한 것인데, 그 비문(碑文)에는 "至誠至仁을 위해 용서해준 (청나라의) 그 은혜 감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 사람들도 역시 사람이어서 그러한 비문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청나라로부터 정정을 명령받은 뒤에 일곱차례(7回) (수정된 끝에) 그 비문은 작성되었으며, (그 비문의) 작자는 鄭씨, 필자는 呂씨이다.

당신들은(諸君) 감히 정씨와 여씨를 원망(怨)하지만, 만약 그 때 (정씨와 여씨가 그런) 비문을 쓰지 않았다면 조선민족은 전멸(全滅)했을 것이다. 또 이완용은 나라를 팔았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자유의사(自由意思)에 따라서 한 것인가? 

또 이완용은 (나라를 팔기 위해 조선왕조의) 인장(印版) 하나를 눌렀다고 불리워(稱)지고 (있기는 해도), 덕수궁내의 돌비석(石碑)에는 이완용이 쓴(執筆)한 조약문이 있다. 나에게 부정(不正)하게 기사가 친일쪽으로 기울었다고(右傾)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을 그렇게 하는 그 자가 바로 부정한 자이다. 고(故)로 자기의 정신(精神)에 비추어 타인을 똑같이 판단하는 것밖에 안된다. 자기가 정당하다면 타인도 정당하다고 판단(推斷) 해야한다.

이러한 일을 놓고 3일간에 걸쳐 논쟁을 하는 것은 공포전율(恐怖戰慄)스러운 일이다. 만일 외부에 폭로됐을 때 당신들은(諸君)은 어떻게(如何) 할 것인가. 신문의 부수 감소는 우경(右傾) 불충분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본인(서춘)도 지방에 가서 보았지만, 결과(結果)는 당신들(諸君)이 말한 것과는 반대이다. 점차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每申) 때문에 독자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신보가 1원이고 조선일보가 1원20전이어서 독자 흡수상 다대한 지장이 있다. 또 매일신보에는 도시(道會의 의사(議事)와 기타 민중이 요구하는 기사가 많아서, 경제 생활을 위해서는 (그리 읽고 싶지 않더라도) 매일신보를 읽어야 하는 상태(狀態)가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은(諸君) 일반 민중으로부터 '조선일보 右傾' 등등의 공격을 받을 경우 (이에) 반박하지 않으면 도리에 맞지 않는다(不都合).

서춘, 함상훈 두사람은 동아일보사에 함께 근무했었다. 서춘은 1933년 8월 하순 방응모로부터 평생(終生) 생활보장을 하겠다는 구두약속(口約)을 받고 조선일보로 전직했다. 함상훈은 서춘의 소개로 같은 해 9월 조선일보로 전직했다.

함상훈이 오늘날의 지위를 얻은 것은 서춘의 덕분(引立)이었지만, 만주사변 발발 때 서춘으로부터 일본국민의 입장에서 기사를 게재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를 거절한 이래 절교상태(絶交狀態)가 계속되었다.

그는 위에 보고된대로 서춘에 대해 “당신은 이완용보다 더 지독하고(酷), 이완용은 도장 하나를 눌러 나라를 팔았지만 당신은 ~~" 등의 말로써 공격했다.

또 "동아일보는 자발적으로 (우경)右傾한 것이 아니고, 조선일보가 우경 기사를 게재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따라오게 된 것이다. 동아일보사에서는 그런 취지(旨)를 상세하게 사원들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킨 뒤에 우경(右傾) 기사를 게재하게 됐다. 하지만 당신(君)은 편집차장(조선일보 폐간당시에는 편집국장임)인 본인한테 단 한마디 상담도 없이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공격했다.

힐문(詰問)받은 서춘은 분개해서 "오른쪽으로 갈 것인지 왼쪽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判斷)이 필요할 경우에(만) 상담을 하는 것이며, 右傾으로 해야 할 필요가 명료한 오늘날엔 하등의 상담이 필요없다. 회사(社) 방침에 반대한다면 친절히 충고하면 될 것이다. 왜 친한 사이인데도 적대행동(敵對行動)으로 나오는가. 당신이 오늘날 편집차장 지위를 얻게된 것은 본인 덕분인데, 은혜(恩知)를 모르고 본인을 비난하는가?"라며 질책했다.

또한 일본정부(本府=일본정부=총독부)가 황국신민의 서사를 일본어(國語) 그대로 게재하라고 명령하자 (조선일보 편집차장) 함상훈은 분개(憤慨)해 원고를 던져버리면서 말하기를,

“우리들은 한글(諺文)신문으로 발행 허가를 받았는데 왜 일본어(國語)기사를 요구하는가" 운운하며 불평불만을 터뜨렸다. 서춘은 그에 대해 조선일보는 전에도 영문(英文) 사설을 게재한 일이 있는데도 왜 당신은 이를 인정(默認)하지 않는가. 일본정부(本府)는 자신이 허가한 신문에 대해 무엇을 명령하든 자유이다.  또 함상훈은 그 당연한 일에 명령대로 (일본어로) 게재하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肯) 않고, 다음날 한글(諺文)로 게재하는 등 非국민적 태도를 취했다.

같은 해 10월 (本部로부터) 잡지 조광에 시국기사(時局기사=친일기사)를 게재하라는 명령을 받자, 사장실에 가서 사장 이하 여러 명 앞에서 "시국기사를 작성토록 명령받았으나 그 기사를 쓸 자가 없으니, 주필에게 일임(一任)하라"며 비웃는(嘲笑的) 태도를 보였다.

서춘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잡지는 당신 일이 아닌가? 또 당신이 말하는 것에는 겉과 속(表裏)이 있다. 자신이 쓰지 못하는 것은 타인도 쓰지 못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 달 잡지에 (시국기사를)게재하지 않았다. 비국민적 태도 때문이었다.

      출처: http://prochosun.com.ne.kr/bbb/kbs_confidential.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