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진 선생님께서 내게 남긴 휘호   

               박두진 선생님께서 우수작으로 선하고 평까지 남기셨다.(학원 1961. 08)

   학원 입선시(박남수 선생님 선)                                     당시의 심사위원 선생님

                                      학원문단의 303인 가운데, 주근옥의 이름이 보인다.

         서라벌 예술대학 주최 문예콩쿨 대회에서 당선 1석: 1962

    서라벌 예술대학 주최 문예콩쿨 대회에서 당선 1석을 하고, 시상식장(명동 국립극장)에서 김동리, 서정주 선생님 등 여러분이 참석한 가운데 당선 시 "온실"을 낭송했다. 1962

온실

야
내게는 온실이 있다
세잔느의 정물을
아는지 모르겠다만
그 그림 속에는
그윽한 꽃향기가 돌 듯
그 야릇한 이미지를
언제나 언제나 느낄 수 있는
온실이 있다

야
온실은 겨울이 봄
초롱초롱 하늘에
불을 켜는 어둠이 가고
한장한장 꽃잎이
문을 열면
호릇호릇 참새가 난다
살구나무 가지서
말하자면
왜 온실에만 봄이 왔냐고
투덜투덜 불평을
하는 것이다

야
좀 있으면 장미도 핀다
그땐 와 구경을 해도 좋다
바쁘지 않다면
그러나
조심조심 오너라
꽃들이 놀라 시들면
나의 내일도
시나브로 지느니
꽃들은 사람에 익숙지 못했나 보다
그렇게 여리디여린 마음을
지녔나 보다

야
은은한 침묵의 바다
새론 신화가 비롯되는 곳
이런 속에서
꿈은 자라고
나의 가슴은
오로지 보람찬 가슴
보람찬 가슴

야
꽃이 되고 싶다
한 송이 빠알간 꽃
그래
생과 사의 한 복판에서
절망 속에서
앓고 있는 가엾은 사람
사람들 머리맡에
소곳이 앉고 싶다
소녀처럼

야
만일 온실의 꽃이 된다면
아침저녁
넌 나의 발등에 물을
흠뻑 부어 주겠냐
연인인 듯이

야
지구가 싫어졌다
너무 비좁다
아니
아직도 아직도
피비린내는 가시지 않아
공포 속에서 살아야 하느니
지구가 싫어졌다

야
좀 더 큰 별을
찾을 때까지
신의 계시가 있을 때까지
나와 살지 않겠냐
아무도 모르게

야
내게는 온실이 있다
세잔느의 정물을
아는지 모르겠다만
그 그림 속에는
그윽한 꽃향기가 돌 듯
그 야릇한 이미지를
언제나 언제나 느낄 수 있는
온실이 있다

요람벌 동인 시대(중도일보에 작품 연재, 1960. 9. 10일부터, 제3108, 3109, 3111, 3113호까지)